2022. 9. 30. 19:00ㆍ스포츠
베트남은 공산 진영인 북베트남, 자유 진영인 남베트남으로 분리되었다가 베트남 전쟁 이후 북베트남에 의해 적화 통일된 나라입니다. 그런데 통일 이전, 북베트남 축구 국대는 정식 국가 대표가 아니었고, 오히려 1975년에 사라진 나라인 남베트남 국대가 정식 국대로서 FIFA 회원국이었습니다. 1984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출전한 적이 있죠.
또한 아시안컵에서는 첫 대회인 1956년, 2회 대회인 1960년 모두 4위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두 대회 모두 참가국이 총 4개였죠. 남베트남 멸망 이후, 남베트남 국대의 기록을 현재 베트남이 계승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베트남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4위로 기록되었죠.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활약이 처음 돋보였던 대회는 U-23 AFC 챔피언십이었습니다. 2018년 대회에서 박강서의 베트남이 8강 이라크, 4강 카타르를 꺾었죠. 이 결승 진출로 베트남에서 박항서는 '영웅', '신'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결승 매치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였는데, 아주 큰 변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개최국이었던 중국에 폭설이 내려 경기장도 덮었다는 것이죠. 눈이 너무 많아 전반전에는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도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하프타임 동안 경기장 직원들이 눈을 어느 정도 치웠고, 중계 화면에서 우즈벡의 흰 유니폼이 거의 보이지 않아 파란 유니폼으로 갈아입기도 했죠. 경기 결과는 우즈벡의 2:1 승리로 박항서 감독은 아쉬운 준우승을 하게 됩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첫 아시안컵인 2019 아시안컵에 참가합니다. 하지만 조별 리그 두 경기에서 이라크에 3:2, 이란에 2:0으로 패하면서 박항서 매직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고, 모두 예선 탈락을 예상했죠.
그런데 마지막 예멘전에서 2:0으로 승리하여 조 3위에 오르는 것에 성공합니다. 24개국 체제이기 때문에 조 3위 6팀 중 상위 4팀도 16강에 진출하는데, D조 3위 베트남과 E조 3위 레바논이 1승 2패, 승점 3점, 4득 5실, 득실 차 -1로 동률이었습니다.
그런데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베트남이 -5, 레바논이 -7이라 베트남이 우위였고, 이 차이로 베트남은 조 3위 중 4번째 순번, 레바논이 5번째 순번이 되어 베트남이 16강에 갑니다.
베트남은 16강에서 요르단도 승부차기로 이기고, 8강 일본을 만나 1:0 석패로 탈락하죠.
사실 베트남 축구의 전성기는 박항서 감독 체제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2007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4개국 공동 개최로 아시안컵이 열렸는데, 나머지 개최국들이 모두 조별리그 탈락을 한가운데 베트남만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합니다. 8강에서는 이라크에 패했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축구 관심도는 이때부터 급증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스즈키컵'으로 알려진 AFF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은 결승까지 진출했고, 라이벌 태국을 꺾으며 사상 첫 우승까지 성공해 베트남 축구의 첫 전성기를 알렸죠. 하지만 그 이후로는 월드컵, 아시안컵, 스즈키컵 모두 부진하여 다시 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박항서 감독 체제에서 베트남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축구 관심은 거세졌는데, 그래서인지 자국 선수들을 지나치게 고평가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뛴 적이 있던 꽁푸엉은 '베트남 메시', 프랑스 2부 리그의 포 FC 소속인 꽝하이에게는 '베트남 모드리치'라는 별명을 붙였죠.
실제로 2018년에는 '아시아 발롱도르'라 할 수 있는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에서 꽝하이가 스즈키컵 우승 활약으로 후보에 등록되었습니다. 베트남 언론은 모드리치가 호날두를 제치고 2018년 발롱도르를 받았듯이, 꽝하이도 손흥민을 제치고 아시아 발롱도르를 탈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손흥민이 1위로 수상했고, 꽝하이는 전체 15위에 불과했죠.
한국 축구 역사상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던 수많은 경기 중 하나인 '오만 쇼크'. 2004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오만에게 3:1 대패당했던 경기였죠.
그런데 '오만 쇼크' 직전에 '베트남 쇼크'도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안게임 대비로 1군도 아닌 U-23 대표팀으로 꾸려진 베트남에 1:0으로 패배한 것이죠. 결국 2연패를 당한 한국은 당시 아시안컵에 조 2위로 겨우 진출합니다.
한때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을 울렸다는 일화가 인터넷에 돌았던 적이 있습니다. 훈련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베트남 선수들에게 박항서 감독이 경기복, 신발, 음식 모두 국민들의 피땀이 아닌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힘들면 유니폼에 있는 '금성홍기'를 보며 조국에게 보답할 생각을 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화가 스포츠 언론에도 퍼지면서 모두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을 칭찬하곤 했죠. 하지만 처음 이 글을 올렸던 네티즌은 사실 모두 지어낸 것이라고 밝혔고, 팩트 체크 없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언론사들의 실태가 드러나는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일화가 조금은 다르지만 '진짜 뉴스'가 되었습니다.
2019년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베트남이 결승에 진출하였고, 탈의실에서 박항서 감독은 "너희는 금성홍기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이다. 베트남 국민들의 꿈을 이뤄라."라는 말로 선수들을 자극했고, 실제로 베트남은 우승까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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