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는데 묘하게 찝찝" 8강 진출하고도 기분 구리다는 중국팀

"이겼는데 묘하게 찝찝" 8강 진출하고도 기분 구리다는 중국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세계 게임인들의 대축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지난 9월 30일, 그 대단한 서막을 올렸습니다. 세계에서 여러모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e스포츠인 롤드컵은 금년 1, 2위 리그를 다투는 한국(LCK)과 중국(LPL)은 예외 없이 4시드까지 모두 출전하고, 베트남의 VCS가 2년 만에 복귀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LCL이 불참하게 되며 유럽(LEC)이 시드권을 넘겨받아 4팀 출전이 확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젠지, T1, 담원기아와 막판에 아슬아슬하게 발을 걸친 DRX가 4시드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시작 후 모두를 놀라게 만든 건 DRX였습니다. DRX의 경기 첫날인 30일,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중국의 RNG를 누르고 2일 차엔 사이공 버팔로와 이스탄불 와일드캣츠까지 제쳤습니다. 3일 차엔 이수루스 게이밍을, 4일 차에는 유럽의 MAD까지 발밑으로 끌어내리고 5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꼴찌의 반란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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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회 첫날부터 중국의 LPL 스프링 시즌과 MSI 우승팀이었던 RNG를 만나 초반 선취점을 내줬지만, 역전에 성공하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것이 DRX에게 자신감을 실어주었습니다.

반면, 결과를 받아든 중국인들은 대회 시작부터 집단 멘붕에 빠졌습니다. 한 매체에서는 "'밍'과 '샤오후'의 합작 플레이로 모두가 MSI 때보다 훨씬 손쉬운 경기를 예상하며 RNG의 승리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반전을 맞게 되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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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담원기아가 유럽의 G2와 맞붙어 이기며 좋은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어진 경기에서 T1이 디펜딩 챔프인 중국의 EDG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무릎 꿇렸지만, 젠지는 RNG에 패하면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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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유럽팀 로그와 프나틱, 중국의 징동을 상대로 DRX, T1, 담원기아가 모두 패하며 쓴맛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후 경기 태세를 고쳐먹은 LCK 팀들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기 시작합니다.

10일, 경기에 참여한 한국 3팀 모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팬들을 다시 한번 열광시켰습니다. 젠지가 라인전 구도를 잡으며 사력을 다해 북미팀 100T를 이기고, T1 역시 깔끔하게 C9을 격파한 것입니다.

이날 경기 중 중국인들의 뒷목을 잡게 한 것은 DRX가 중국의 TES를 상대로 다시 한번 큰 활약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TES 역시 2시드로 출전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었던 만큼 기대가 컸던 팀인데, LCK의 최약체라고 생각했던 DRX에게 물을 먹은 것입니다.

1라운드 마지막 날인 11일 경기까지 한국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담원기아와 LCS의 EG가 포문을 열었는데요. 이어진 젠지는 CFO의 공격적인 성향에 고전했으나, 결국 단단한 수비로 상대의 공세를 막아내며 승리를 챙겼습니다.

마지막까지 DRX는 한국 팬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선물했습니다. 베트남의 GAM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초반부터 맹활약한 '킹겐' 오른과 이를 토대로 괴물같이 성장했던 '제카'의 사일러스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며 마음대로 주물렀던 것입니다. GAM e스포츠 역시 반격을 시도했으나 초반부터 힘을 비축해두었던 DRX에게는 역부족이었습니다.

3일 뒤 재개된 2라운드 경기 첫날, 한국팀 중에 T1이 출전한 경기 모두 전승하면서 8강 진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왔습니다. 프나틱과 C9을 제압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T1은 사실상 여유로웠지만, 마지막까지 EDG에 잔인한 경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찍어 누르며 28분 14초에 경기를 끝장냈고, 결과적으로 T1은 A조 1위라는 성적을 거둔 것입니다.

사실상 이번 대회에서 T1의 모든 선수가 우수했지만, 특히 '제우스'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도 모든 경기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83%라는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갱킹을 잘 피하면서 팀에 큰 도움을 주는 그의 특기를 집중 조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이 바로 '페이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급 대우를 받는 페이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초 100전 경기라는 타이틀과 중국의 '우지'를 뛰어넘어 최다킬이라는 두 가지의 역사적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중요한 소식을 놓치지 않고 중국 매체들도 실시간으로 팔로우업하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페이커의 과거 승전 기록을 나열하며 "현재까지 국제대회에서 여전히 건재하고, 그동안 4강이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을 정도로 그를 대신할 선수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라는 말까지 전했습니다.

15일 담원기아는 위기 속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캐니언'과 '덕담'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 둘이 온라인으로 참여하면서 선수들 간 호흡이 깨질까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무색하게도 G2와의 경기에서 담원기아는 난타전을 해가며 첫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중국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징동과의 대결에서 첫 번째는 강력한 승리를 이끌어냈으나, 바로 다시 한번 이어진 순위 결정전에서는 초반 우세한 상황에서 나온 실수가 그대로 패배로 이어지며 승리를 헌납했습니다.

이어 전날 T1의 8강 진출과 함께 담원기아 역시 미국에 남아 계속 대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확진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잘 싸워준 담원기아였기에 8강 진출권이 더 뜻깊었습니다.

중국 측은 비록 징동이 조 1위가 되었지만, 담원기아의 경기에서 끝까지 진땀을 뺐으며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였던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16일 DRX로부터 또 축포가 터졌습니다. TES에게 안타깝게 패했지만, 로그와 GAM e스포츠를 끌어내리며 조 1위로 T1과 담원기아의 뒤를 이어나가게 된 것입니다.

반면, C조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TES의 8강 진출이 무산되며 중국 팬들은 뒷목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출 실패가 확정된 후 TES 선수들은 눈물을 보였고, "한국 팀들의 안정적인 경기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는데요. 또 "비록 DRX를 상대로 이기기는 했지만, 4시드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는 정말 놀랍고 축하할 일이며, '데프트'는 정말 쉽지 않은 상대였다."라고 표현했습니다.

2라운드 마지막 날까지 완벽한 LCK의 날이었습니다. 젠지가 플라잉 오이스터와 100T를 제압하고 파죽지세로 RNG까지 날려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숨 막히게 달려온 롤드컵의 1막이 끝났습니다.

미국에서 진행한 경기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북미 LCS팀은 모두 떨어졌고, 유럽 LEC는 로그 한 팀만 겨우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LCK는 단 한 팀도 낙오되지 않고 4팀 모두 8강에 진출하였습니다. 게다가 T1, DRX, 젠지가 조 1위로, 담원기아가 조 2위라는 대단한 성적으로 말입니다.

반면, 전 팀 진출을 자신했던 중국 LPL은 TES를 제외하고 3팀이 진출했지만, 만족스러운 반응은 아닙니다. 징동에는 '카나비'가, EDG에는 '바이퍼'와 '스카웃' 등의 한국인 선수가 포진해 있고, 그들이 큰 공을 세웠기에 순수 중국인 선수들로만 8강 진출을 획득했다고 하기에는 중국 측에서도 구린 면이 있을 것입니다.

경기를 관전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LPL 선수들은 한국 팀과 만나면 밀리는 느낌이야...", "EDG는 아직 T1한테 안 되지. 예상컨대 제물로 바쳐질 듯?", "T1이 연승 행진을 이어 갈 것 같고, 너구리가 복귀한 담원기아도 그럴 것 같아!", "EDG랑 RNG는 매번 T1한테 겁먹던데, 아무래도 징동이 T1을 좀 처리해 줘야 할 듯...", "LCK가 확실히 LPL보다 강하네. 4팀 모두 진출했고, 팀마다 성적도 좋아!"

"만약 한국 선수와 코치의 도움이 없었다면 LPL은 아마 북미도 못 이겼을 텐데...", "T1이 LPL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지만, LCK가 LPL보다 낫다는 것은 좀 아닌 듯?", "LCK는 여전히 강해서 LPL은 신중하게 임해야 해!", "LPL은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매번 다른 사람 따라 하기나 하고... 그런데 학습 능력이 좋기는 하지. 모방은 항상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법!", "한국의 지원과 한국식 코칭이 LPL 수준을 끌어올린 것에 자명한 공헌을 한 것은 맞지!"

작년에 이어 우리나라 전 팀이 8강에 올라가는 쾌거를 이루며 다시 한번 한국은 세계적으로 e스포츠 강국임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작지만 강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지금까지 대단한 저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영예로운 결과를 손에 넣길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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