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노가다길래... 일당 천 만원 최고급 인력이 있다?

도대체 무슨 노가다길래... 일당 천 만원 최고급 인력이 있다?

저는 34살 진성은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인테리어 기술자인 아버지를 따라 현장을 경험했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세면 경력 20년이 넘네요. 제가 28살이었을 때 인테리어 현장에 있던, 제 옆에 있던 아버지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셨어요. 아버지가 그때 머리를 크게 다치셨거든요. 제 결혼 일주일 전이었어요. 결혼을 미룰 수 없어서 그대로 하게 되었고요. 어머니가 혼자 남으셔서 제가 가장이 되었죠.

지금도 아버지가 누워 계신데요. 아버지에게 제가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원래 3천만 원짜리 주거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했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성장해서 지금은 고급 주거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요. 현장 한 곳당 3억 5천만 원, 4억 원씩 받으면서 인테리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장 하나하나를 작품이라 생각해요. 포트폴리오를 잘 남기고 싶어서 돈이 안 남아도, 제 돈을 써서 현장에 공을 들였어요. 그러다 보니 타워팰리스 현장도 맡게 되었죠. 거기에 제 모든 걸 쏟았더니 2주 만에 타워팰리스 견적만 30개 넘게 받았습니다.

여기도 타워팰리스 현장이에요. 고급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이 비싼 건 하드웨어 때문이에요. 싱크대 문짝을 열면 경첩이나 여러 부속품이 있잖아요. 이런 걸 다 유럽산, 수입산을 쓰거든요. 수입산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하고, 부품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비싸요. 조금이라도 잘못 달면 다 뜯고 새로 사서 다시 붙여야 하거든요. 다시 뜯은 적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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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면 현장 감리가 있는데요. 저는 현장 감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하고, 현장을 전체적으로 확인하는 역할을 해요. 도면대로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하고, 자재가 적재적소에 다 배치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건 요새 유행하는 시공 방식인 히든 도어인데요. 벽체와 문짝이 하나가 됩니다. 필름까지 붙이고 나면 사람들이 이게 문인지 몰라요. 이 현장은 모든 문이 다 히든 도어로 되어 있어요. 최대한 미니멀하고 깔끔하게 보이게 하려고 히든 도어 방식으로 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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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반장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달받은 지시 사항대로 공사하는 역할을 해요. 반장은 일당 40만 원 정도 받고요. 목수는 28만 원 정도 받아요. 기술직이라서 일당이 센 편이에요. 아무나 못 하니까요. 의뢰인에게 인테리어 계약금을 받으면 그걸로 인건비를 지급하고 자재를 구매해서 공사를 진행하는 거예요. 제가 인테리어 업자 중에서는 젊은 편이에요. 보통 40~50대가 많죠. 여기 집값은 40억 원 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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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기존에 베란다였던 공간이에요. 여기에 욕조를 놓을 거예요. 이쪽 창으로 노을이 지거든요. 산 뒤로 해가 넘어가는데, 그걸 보면서 목욕할 수 있어요. 유리가 두 겹이라 밖에서 보이지 않아요. 창문에 전동 블라인드도 설치할 거고요.

공사가 끝난 다른 집도 보여드릴게요. 여기도 히든 도어를 시공했어요. 손잡이 없이 밀면 바로 열립니다. 안방에 걸린 그림은 각 5천만 원, 2억 정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집주인 분이 그림을 좋아해서 수집하신대요.

거실과 주방은 이어져 있어요. 주방 벽은 다 수납공간이에요. 문을 열면 내부가 팬트리로 되어 있어요. 문 안에 세탁기도 있어요. 주방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렇게 넣었어요. 다 히든 도어 방식이기 때문에 처음 집에 오신 분은 위치를 잘 못 찾으세요.

수전도 매립형으로 시공했고요. 노을을 바라보면서 목욕할 수 있게 설계했어요. 매직글라스라고, 유리에 전기를 넣은 걸 적용했는데요. 리모컨을 누르면 투명한 유리가 불투명하게 바뀌어요. 욕실 유리에만 천만 원 넘게 들었던 것 같아요. 욕실에도 7천만 원짜리 그림이 걸려 있어요.

안방에는 영화를 볼 수 있게 침대 맞은편에 스크린을 설치했어요. 여기도 그림이 있는데요. 이 그림은 8억 원이에요. 이 집에 있는 그림만 10억 원이 넘어갑니다. 거실 TV도 벽체와 하나가 될 수 있게 매립했고요. TV는 더 프레임이라고, TV를 볼 때는 TV가 나오고 TV를 안 볼 땐 그림으로 변하는 겁니다. 이것도 아이디어더라고요.

조명도 라인 조명이라고, 다 매립식으로 공사했어요. 조명을 매립하면 벌레도 들어갈 수 없고요. 천장이 일체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천장이 더 높아 보입니다. 요즘은 일체형이 유행이에요.

여기 집주인분이 홈파티를 자주 하세요. 그런데 하얗고 쨍한 조명에서는 파티 분위기가 잘 안 나잖아요. 그래서 노란 조명을 달았고요. 여기서 미팅을 하거나 다른 볼일을 볼 때는 하얗게 바뀔 수 있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하이엔드 인테리어니까요. 이런 걸 다 넣어 드려야죠.

현관에도 숨은 포인트가 있는데요. 이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잡힙니다.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많죠. 일단 제가 혼자 상담하고, 계약서 쓰고, 디자인하고, 현장 감리까지 다 했어요. 그러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발주 실수라든지, 시공 기사님 일정을 잘못 맞춘다는 것 등이요. 그런 건 한 번 터지면 100만 원씩 날아가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정을 다 쪼개서 세분화하고, 공통 주제로 묶었어요. 그 주제별로 직원을 채용해서 분업하고, 시스템화해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고요. 그렇게 실수를 없애고 손실을 줄였더니 마진이 올라갔어요. 저는 시스템화가 기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 일을 처음 도왔을 때는 돈을 아예 못 받았고요. 고등학생 때부터 만 원, 2만 원씩 받았어요. 학교 졸업하고 나서는 하루에 10만 원씩 받고 일했습니다. 저는 세 아이의 아빠고 아프신 아버지를 두고 있잖아요. 아버지에게 제가 성공한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입니다. 저희 사무실을 보여드릴게요. 저희 직원실이고요. 그리고 제 방입니다.

저만의 인테리어 꿀팁이라면요. 요새 주방 가전이 많아졌잖아요. 냉장고도 한 집에 2~3대씩 두시거든요. 일반적인 20~40평대 집의 주방은 냉장고 한 대만 두면 공간이 꽉 차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원래 주방인 공간에 TV와 소파를 둬서 거실처럼 만들고, 원래 거실이었던 공간을 주방으로 만들어 드려요.

보통 아파트를 보면 거실이 제일 넓잖아요. 그 공간을 활용해서 냉장고가 들어갈 자리나 수납공간을 다 만드는 거예요. 저희가 이걸 구상하고 나면 집주인 분에게 디자인을 3D 시뮬레이션화 해서 보여드리고 있어요.

원룸 활용 팁도 알려드릴게요. 가구 배치가 중요해요. 사람들은 보통 침대를 방 안쪽 벽에 붙여 놓고 가구 배치를 시작해요. 그런데 침대를 방 중앙에 놓는 방법도 있거든요. 그 주변의 공간을 활용하는 거죠. 침대 옆에 책상이나 소파, 식탁을 둘 수도 있어요. 공간 분리 활용을 할 수 있게 되죠.

저는 아버지를 뵈러 가면 저 부족하지만 계속 지켜봐 달라고 말해요. 얼른 완쾌하셔서 같이 인테리어했으면 좋겠다고도 항상 말하고요. 아버지가 사고당했을 때 제가 바로 옆에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한 5~6m 되는 높이에서 머리부터 떨어지셨어요. 벽돌 타일을 외벽에서 붙이는데, 그 난간대가 약하게 설치되어 있던 거예요. 난간대를 잡다가 같이 떨어지신 거거든요. 보자마자 내려가서 아버지를 안고 119에 신고했어요.

그 당시 트라우마가 정말 심했어요. 동시에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하니 정말 힘들었죠. 그때 제 나이가 28살이었는데, 28살에 인테리어 업체 사장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잘 믿지 않았어요. 견적 3~4천만 원이면 웬만한 직장인 연봉이잖아요. 그런 돈을 어떻게 저에게 맡길 수 있겠어요.

저는 박리다매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남들보다 싸게 인테리어를 해주고 계약을 여러 건 따냈어요. 그러면서 이제 성공하겠다 싶었는데, 혼자서 하나도 하기 힘든 걸 5개씩 진행하니까 잘 안되는 거예요. 철거 업체 잘못으로 아랫집에 물이 새기도 하고, 에어컨 설치가 제대로 안 돼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어요. 제가 다 물어줬고요. 열심히 밤새가면서 일을 했는데 저에게 남은 건 1억 원의 빚이더라고요.

저희 아버지 쓰러지시고 바로 그렇게 된 거라 버티기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그때 인테리어를 때려치우려고 했는데, 절 받아주는 직장도 없을뿐더러 제가 할 줄 아는 게 인테리어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박리다매는 그만두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그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마인드를 바꿨어요.

이제 아버지 뵈러 가려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아버지가 항상 건강한 상태로 계세요. 누워 계신 모습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죠. 금방 일어나실 것 같은데 6년째 누워계시니까요. 아버지가 저 보면 항상 웃으세요. 그런 거 보면 좋죠.

아버지가 저 인테리어 가게 차릴 때 엄청 기뻐하셨어요. 제가 인테리어를 그만두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모습이 마음에 많이 남았었어요. 그래서 진짜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아버지 사고 후 대학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었어요. 그때 아버지 옆에서 기도 많이 했어요. 제발 아버지 좀 살려달라고요. 그러다가 아버지 정신이 돌아왔을 때 엄청 기뻤어요.

아버지가 되게 강인한 분이세요. 어려운 환경에서 저희 먹여 살리려고 노력하셨거든요. 아버지와 같이 일하면서 아버지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아버지가 저를 많이 예뻐하셨어요. 많이 사랑해 주셨고요.

현장에 가면 혼자서 일을 다 하잖아요. 솔직히 외롭거든요. 그럴 때 사랑하는 아들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아버지는 큰 힘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어릴 때부터 데려가신 것 같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저를 자랑하셨어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아버지가 빨리 완쾌해서 일어나셨으면 좋겠어요. 저 열심히 진짜 죽어라 하고 있거든요. 아버지는 손주 있는 줄도 몰라요. 외상성 치매라고 해서 아버지는 저 어렸을 때 모습으로 기억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손주가 있는 줄 모르세요. 손주 데려올 때마다 깜짝 놀라세요.

아버지가 쓰러지기 전까지 제가 아버지와의 팔씨름에서 이긴 적이 없어요. 우리 아버지 진짜 힘세셨는데. 빨리 일어나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저 결혼하는 것도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손주 나오면 아주 그냥 끼고 살 거라고 하셨어요. 아버지가 일어나시면 손주들이랑 같이 산책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저에게는 되게 크신 분이거든요. 항상 강하셨고, 저를 위해 희생하셨고, 저에게 많은 것을 아낌없이 주셨는데 이렇게 누워 계신 걸 보면 속상해요. 그래서 이걸 잊으려고 더 일에만 집중하고 열심히 산 것도 있어요. 빨리 아버지에게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처럼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으시다면 어려움 이겨내시고 극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같이 으쌰으쌰 해서 다들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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