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하고 고소한 '이 음식'을 과자처럼 먹는다?

짭짤하고 고소한 '이 음식'을 과자처럼 먹는다?

안녕하세요, 재미주의입니다. 한국인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이제는 배가 터질 때까지 고기를 먹고도 꼭 한 젓가락 찾게 되는 한국인의 진정한 소울푸드가 된 '라면', 얼큰 짭짤한 '한국 라면 맛'은 도무지 질리지 않는데요. 이런 한국 라면의 강력한 중독성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죠.

특히, 코로나가 창궐한 후 마스크나 의약품을 제외하고 다른 제품들은 수출이 안 되어서 발을 동동 구를 때 라면만 수출 폭증으로 난리가 났었습니다. 한국 라면의 놀라운 인기, 이제는 한국인들도 익히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라면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K-푸드인 줄 알았는데, 라면은 1등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히는 지난해 1등의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라면 수출량을 앞지른 괴물 같은 K-푸드가 나타난 것이죠.

더 신기한 점은 이 K-푸드가 서양권에서 '고문 도구'라고 불릴 정도로 끔찍하게 여겨지던 존재인데, 지금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서양인들이 입에 달고 산다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딱 떠오르는 게 있죠? 미친 중독성, 한국 라면을 이긴 괴물 같은 K-푸드, 바로 '김'이었습니다.

오직 한국인들만 가지고 있어 외국인에게 부러움을 받는 ‘000 유전자의 비밀!’

일본 기관과 기업의 AI 기술 총동원했지만, 한국 개인에게 참패한 ‘OO 대결’

김이 잘 나간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라면까지 이겼을 줄이야... 이 소식이 정말 신기한 이유가 있죠?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와 같이 '김'을 생산하고, 원래 먹던 사람들이다 보니 그 나라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보다 더 맛있게 만들어서 판매하면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서양권에서 이렇게나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기 때문입니다.

서양 진출 초기, 김은 라면처럼 매워서 자리 잡기가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애초에 '혐오 음식'으로 취급을 받아 온 터라 진출 자체가 힘들었던 제품입니다

한류 열풍이 너무 심해 정부가 나서서 말리는 나라가 있다고? “한국 사랑해요~”

이제는 먹는 것까지 한국을 따라 한다고? “한국의 맛에 반했어요~”

서양에서의 별명도 '블랙 페이퍼', '바다의 잡초'... 별명에서부터 얼마나 외면받아왔던 존재인지 느껴지는데요.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 재판에서는 일본이 포로들에게 김을 먹였다는 이유로 포로들을 학대했다고 지적받기도 했습니다. 서양인들에게 김은 고문 도구로 느껴졌던 것이죠.

그런 존재였는데, 지금은 그 대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바다의 잡초라는 별명과 달리, 김은 저칼로리에 영양까지 풍부한 웰빙 식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바다의 잡초에서 '바다의 채소'로, 블랙 페이퍼에서 '슈퍼푸드'로 별명부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제작할 때마다 적자인 ‘이것!’ 그래도 국민 위해서 만든다!

이렇게 혐오 식품이 인기 식품으로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더 신기한 점이 있는데요. 김은 기후 조건상 한국과 중국, 일본, 딱 3개 국가에서만 생산되고 있는데요. 전 세계에서 유난히 한국 김만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국에서 김을 생산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한국 김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죠.

한국에서 매년 생산되고 있는 김을 한 줄로 줄지으면 지구를 68바퀴 돌 정도라고 합니다. 정말 미친 듯이 팔리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한국 김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은 이유, 처음에는 단연 맛이었습니다. 한국 김은 일본과 중국 김보다 일단 맛있습니다. 이건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에 놀러 왔던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손에 한국 김이 꼭 하나씩 들려 나가니, 이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있을까요?

이후에는 한국의 발 빠른 대처가 한몫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김' 하면 자동반사적으로 반찬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김에 밥을 싸 먹는 반찬으로 먹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외국인들에게 우리 한국 김은 과자였습니다. 우리와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유독 우리 한국 김을 과자처럼 소비했고, 서양은 원래부터 쌀밥을 잘 안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이 과자처럼 소비된 것이죠. 이 점을 빠르게 포착한 한국의 기업들을 스낵 김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 미국 등 서양권에서는 김이 영양 간식으로 아이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았지만, 짭조름한 김 맛에 매운 맛, 달콤한 맛, 바베큐 맛 등 다양한 맛들을 첨가해서 판매했더니 더욱 많은 연령대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맛있는 김이 세계로 퍼져나가자 뜻밖의 일도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한국 김이 주목받게 되면서 한국인들의 해조류 사랑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이죠. 한국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먹다 보니 몰랐지만,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정말 충격에 빠질 정도로 다양한 해조류를 먹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직접 한국의 해조류 섭취 실황을 취재하러 왔다가 크게 감명받은 프랑스의 한 언론은 이런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이 기사에 한국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고 있는 한국" 그냥 한국인들은 맛있어서 먹어왔던 것인데, 지구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여 주다니... 한국이 마치 캡틴 플래닛이 된 것 같으면서도 살짝 민망해지는데요.

그런데 최근 해조류에 대해 연구된 것들을 보면 한국은 정말 캡틴 플래닛이 맞았습니다. 해조류를 많이 먹는 것만으로도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해조류가 지구 온난화를 막는 첫 번째 비결, 해조류의 뛰어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해조류 16종을 분석한 결과, 단풍나무보다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3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거기다 해조류는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죠. 나무나 기타 농작물의 경우에는 생산 과정도 까다롭고, 농약이 사용되며 토양오염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반면, 해조류는 그냥 환경만 조성해주면 쉽게 생산할 수 있다 보니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식량 생산, 여러 분야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에도 좋은데 지구에도 이렇게나 좋다니, 그동안 서양에서 잡초라고 불린 것이 너무나 억울하네요.

지구를 지키는 두 번째 비결, 해조류의 무한한 활용법. 해조류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메탄가스를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메탄가스인데요. 이산화탄소보다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84배 이상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계 온실가스 중 18%가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라고 하는데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메탄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가축 '소'였습니다. 소가 소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방귀와 트림이 메탄가스입니다. 500kg 기준 소 한 마리가 1년간 메탄가스 50kg를 배출합니다.

그럼 소를 키우지 말아야 할까요? 그건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전문가들이 찾은 해결책은 '먹이'였습니다.

호주 멜버른 대학 연구팀에서 '바다고리풀'을 사료에 섞어 먹이니, 소의 헛배부름이 무려 98%나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즉, 해조류는 생산과 섭취 과정에서 모두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고 있던 것이죠. 이 정도면 해조류를 캡틴 플래닛의 여섯 번째 반지로 지정해야 할 것 같은데요.

세계적으로 해조류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2021년 식품 트렌드 1위 자리에 해조류를 선정했죠. 이런 분위기에 프랑스 언론이 우리 한국을 지구 환경을 생각해 해조류를 양식하고,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대단한 국가로 소개해 주었으니 한국 이미지에도 엄청나게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한국 김이 라면을 뛰어넘은 만큼 잘 팔리는 데에는 이런 소식들이 조금은 도움이 된 게 아닐까요?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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