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7. 13:19ㆍ경제
안녕하세요. 저는 셀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27살 김민지입니다. 손님분들이 직접 셔터를 가지고 촬영하시면 되는 스튜디오예요. 사진사가 따로 없고, 손님분들이 사진사가 돼서 촬영하시는 거죠.
지금 옆에 있는 분은 저희 친언니예요. 같이 운영하고 있어요. 셀프 스튜디오 운영한 지는 1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작년 10월에 오픈했고요. 매출은 매월 다른데, 연말에는 2,000만 원 정도 나왔고요. 평균적으로 1,200만 원 정도 나와요. 만약에 1,200만 원 팔면 한 900만 원 정도 남아요.
셀프 스튜디오지만 무인 운영이 아니라 계속 저희가 상주하면서 도와드려요. 배경이나 카메라 세팅 같은 걸 바꿔드려야 해서요. 사진 다 찍고 나면 골라서 보정도 해드리고요. 그래서 무인으로 하긴 좀 힘들더라고요.
저희는 강아지 전문 사진관은 아닌데, 반려동물이 동행해도 되는 사진관이에요. 직원 없이 언니랑 둘이 운영하고 있고요. 언니는 주로 응대, 저는 보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인물 피부랑 색감, 구도 그리고 약간의 얼굴형, 치아 색깔 정도까지 바꿔드려요.
제가 영상이랑 사진을 전공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을 촬영해주고 보정해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스튜디오를 차리려고 했는데, 저희가 시작할 때쯤 셀프 스튜디오가 유행하는 사업이긴 했어요. 그러면 어쨌든 차별점이 있어야 하잖아요.
일반적인 셀프 사진관들은 최대 6명, 일반적으로 거의 4명 정도밖에 못 들어가는데, 저희는 좀 사진 찍는 안쪽 공간을 넓게 만들어서 단체 손님들을 많이 받아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안에 공간을 좀 넓게 제작했죠. 한 번에 15명까지 촬영해 봤거든요. 충분히 들어가요. 지금 한 번 촬영하는데 비용은 컬러로 하시면 2인 기준 5만 원이고요. 흑백으로 촬영하시면 2인 기준 4만 원이에요. 단가도 나쁘지 않아요.
저희가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기본으로 나가는 고정비는 비슷해요. 200~300만 원 정도가 고정으로 나가고요. 많이 벌면 2~300만 원 빼고 다 남는다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예요. 월세랑 재료 빼고 거의 다 남는 거라고 보시면 돼요.
장사가 어느 정도 되니까 오토로 해 볼 생각도 안 해보진 않았는데, 저희가 돈을 더 갖는 게 중요해서요. 저희끼리 일단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보고 정 안 되겠으면 직원을 쓰자고 결정했죠.
지금은 고객님 사진 선택을 도와드리는 건데요. 20분 정도 촬영하시는데, 그동안 촬영하신 사진들 중에 최고의 컷을 고르는 거예요. 그리고 여기서 보정해서 보내드리고 인화도 해드리죠. 사진 고르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려요. 원래는 고르는 시간도 10분으로 정해져 있어요. 왜냐면 다음 팀이 촬영하고 나오기 전까지 고르셔야 하기 때문에 일단 10분으로 정해놓긴 했는데,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는 편이긴 해요.
손님은 사진 찍고, 사진 고르고 바로 가시면 제가 보정해서 손님한테 보내드려요. 같이 일하지만, 언니는 보정을 못 해요. 완벽하게 역할 분담이 되어있어서 보정 이외의 모든 것들은 다 언니가 하고요. 저는 출근해서 진짜 보정만 해요.
저는 원래 이 일하기 전에 대학교 다니다가 영화에서 쓰는 CG 쪽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언니는 비서랑 사무직 겸해서 일했었고요. 언니는 대기업 다녔어요. 삼성이었습니다. 비서 일 하다가 제 권유로 함께 사업하게 된 거예요.
창업 비용은 3,500만 원 정도 들었었고요. 컴퓨터, 프린터, 집기, 안쪽에 카메라 같은 거 사고... 가게 보증금이랑 인테리어 하는 비용이랑 에어컨이랑 다 포함해서 그 정도 들었어요. 창업 비용은 언니가 대기업 다니면서 번 돈으로 다 투자했어요. 저는 학교 졸업하고 땡전 한 푼 안 들이고 바로 들어왔고요.
제가 스튜디오 하자고 했을 때 사실 저는 해봤던 일이고 언니는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긴가민가했을 수 있는데 큰돈을 투자해줬어요. 근데 제가 계속해왔던 일이고, 언니도 제 옆에서 계속 열심히 일하는 걸 봤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언니도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릴 때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하게 됐죠.
손님이 셀렉을 추가해 주셔서 확인해야 해요. 원래 저희는 촬영한 사진 중 2장을 고를 수 있거든요. 그렇게 손님이 고른 사진을 보정해서 보내드리는 건데, 셀렉을 추가하면 추가 비용이 들어가요. 저는 포토샵으로 보정을 따로 하고요.
저는 CG 쪽 전공해서 관련 툴 11개 다룰 줄 알아요. 포토샵, 일러스트, 프리미어, 애프터 이팩트, 마야, 지브러시... 다재다능을 해보겠다 마음먹고 대학교 다닐 때 시간 나면 다 배웠었는데, 결국 그중의 하나를 쓰고 있네요. 그니까 배워놓으면 도움이 안 되는 건 없어요. 다 경험이에요.
이건 얼굴형 보정하거나 할 때 조금 더 섬세하게 보정하기 위해서 쓰는 태블릿이에요. 여기서 그림 그리듯이 이렇게 쓰는 거예요.
보정하면 이렇게 바뀌는데, 셀프 스튜디오도 다 똑같은 거 같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감이 다 달라요. 그래서 저희는 이 색감 잡는 데 거의 1달이 걸렸거든요. 1달 동안 계속 바꾸고, 바꾸고, 바꾸고... 저기 안에서 촬영하면 색감 입혀지는 것도 계속 바꾸면서 정착하기까지 오래 걸렸죠.
지금 만난 지 1주년 기념으로 오신 커플이 안에서 촬영하고 계신데요. 완전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촬영하시는 거기 때문에 두 분만 계시니까 훨씬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고 스킨십이나 이런 것들도 하실 수 있고요. 안에서 지금 손잡고 뽀뽀하시고 다 하시죠. 안에 CCTV 없어요.
언니는 대기업 비서로 일하다가 나왔는데, 장단점은 분명 있는 것 같다고 해요. 회사 다닐 때는 딱 출근하고 퇴근하고, 그 이후에는 오로지 내 시간이고, 공휴일 다 쉬고 그런 부분에선 좋았는데, 사업을 하게 되면 월급 자체도 계속 바뀌고 일하는 시간도 유동적이고 쉬는 날도 딱 정해져 있는 날이 없어서 힘든 부분도 있다고 해요. 저희는 연중무휴예요.
저희는 오전 10시 반쯤 출근해서 오후 8시쯤 퇴근해요. 저희가 연말에 엄청 바빴는데, 작년 12월에 최고 매출이 2,200만 원 정도 나왔었어요. 근데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기본으로 나가는 금액은 200~300만 원으로 동일해서 1,900만 원 정도 남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달에 언니랑 진짜 너무 행복해서 처음으로 부모님하고 할머니 모시고 호텔 뷔페 가서 한턱 샀었죠. 호텔 뷔페 연말이라서 더 비쌌어요. 그렇지만 쿨하게 결제했죠.
저는 앉아서 보정만 하지만 손님들 얼굴이라도 바뀌니까 덜 지루한데, 언니는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손님을 응대해야 해서 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매번 다른 손님들이 오시니까 그건 좋은 것 같아요.
커플 분도 오시고, 가족분들도 오시고, 친구들끼리 전역하고 찍으러도 오시고, 휴가 나와서 찍으러도 오시고, 직업 군인 분들도 많이 오시고, 경찰분들... 다양하게 오세요. 전역할 때나 그럴 때 제복 사진 남기시려고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전에는 이미지 사진관에 가서 많이들 찍으셨는데, 요즘은 셀프 사진관이 대세입니다. 확실히 더 저렴하기도 하고, 세 분이 계시면 이미지 사진관은 세 분 구성으로만 촬영이 가능한데요. 여기는 20분 제한만 있지, 안에서 한 분이 촬영하시든, 두 분이 촬영하시든 그거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다채로운 컷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어떤 군인 분들은 팬티만 입고 촬영하시기도 해요. 약간 재미있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저희가 안 보고 안에 단독적인 공간에 계시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시는 거 같아요. 그만큼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게 또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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