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3. 19:30ㆍ경제
저는 지금 전라도 광주로 가고 있습니다. 오늘 만나뵐 사장님은요. 바카라에 빠져서 직장생활로 모아놨던 8,000만 원을 통으로 날리시고 나락까지 떨어져서 지옥 맛을 맛 봤지만, 다시 마음을 부여잡고 열심히 생활하고 계시는 사장님을 만나 뵈러 지금 광주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는 치킨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광주연재점에서 치킨 플러스를 하고 있는 36살 김인선이라고 해요.
[ 도박 중독이었다고 들었는데 당시 어떤 상황이였나요? ]
2년 3개월 전에 직장 선배를 따라갔다가 PC방에서 온라인 도박을 하는 걸 보고 저도 혹해서 같이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적게 10만 원, 20만 원 이런 식으로 하다가 나중에 점점 커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그동안에 벌었던 약 8,000만 원 가량을 다 날려먹었죠.
[ 처음에 소액으로 재미 좀 보시다가 나중에는 그럼 다 날려먹으시는 거네요? ]
처음부터 재미를 보지 못했어요. 처음부터 계속 다 날려먹었어요. 단 한 번도 따보거나 이득을 취했다거나 그런 적이 없었어요.
[ 처음부터 못 따셨으면 재미도 없으셨을 텐데 왜 계속하셨나요? ]
제 성격인 것 같아요. 자존심이 세고 하다 보니까 처음에 10~20만 원 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액수가 커지고 300만이 되고 400만이 되고, 500만 원이 됐을 때는 본전을 찾아야겠다.
'도박을 해서 돈을 따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무조건 내 본전을 찾아야겠다.' 다른 생각 다 제껴놓고 무조건 그런 생각이 앞서더라고요. 본전을 찾으려면 그거에 비해 더 높은 금액을 또 배팅해야 되고 또 본전을 찾으려면 더 높은 금액으로 배팅해야 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저한테 남는 게 없더라고요.
[ 어떻게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게 된 거예요? ]
결국 그 돈을 잃었던 걸 와이프한테 걸리게 됐어요. 와이프한테 걸리게 되니까 온 가족이 다 알게 된 거죠. 장모님도 알게 되고, 부모님도 알게 되고 하다 보니까 제 의지보다는 가족에 의해서 그만두게 됐죠.
[ 처음에 사모님한테 걸렸을 때 심정이 어땠나요? ]
오히려 좀 '다행이다' 싶은 것도 있었어요. 혼자 남한테 말 못하고 속앓이를 했거든요. 왜냐하면 일을 하면서 돈은 버는데 집에 생활비를 보내야 하잖아요. 근데 돈이 없으니까 카드로 현금 인출 서비스라든지 그런 걸 받아서 와이프한테 갖다 주게 됐죠. 처음엔 안 걸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결국 걸리고 나니까 솔직한 말로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 가게 주문이 많은데 두 분이서 하실 수 있는 건가요? ]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주문이 대부분 한꺼번에 들어와요. 왜냐면 사람들이 먹는 시간은 다 비슷하거든요. 오늘은 좀 한가한 편이에요.
[ 남편분이 도박한 걸 알았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요? ]
그냥 죽이고 싶었어요. 아기가 없으면 상관이 없는데 아기까지 있으니까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린 거잖아요. 그 이후에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짜 막막했어요. 그냥 살기 싫었죠.
[ 도박한 거 아셨을 때 남편한테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
어떻게 된 거냐고, 이게 진짜냐고 물었어요. 그 사실을 믿기 싫어서 계속 물어봤어요.
[ 지금은 다 용서를 하신 건가요? ]
용서가 안 됐으면 같이 일을 못해요. 돈이 없으면 다시 벌면 되는 거고 우리가 아직 젊잖아요. 서른 중반 밖에 안 됐으니까요. 아기도 중3이라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올라가요.
[ 다시 남편분이 바카라에 손을 댄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그 자체를 생각하기도 싫어요. 저는 신랑을 믿어요.
[ 굉장히 바빠 보이시는 데 안 힘드시나요? ]
네, 괜찮아요. 예전에는 도박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거는 몸만 힘든 거니까 훨씬 괜찮은 것 같아요. 솔직히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요.
[ 매장에 직원이 없네요? ]
둘이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서 인건비도 아낄 겸 둘이 하고 있어요.
[ 하루에 몇 마리 튀기세요? ]
평일에는 50마리 튀기는 것 같고요. 주말에는 70~80마리 정도 튀겨요.
[ 영업시간이 어떻게 되나요? ]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해요. 마감하고 청소하고 다 끝나면 새벽 6시 정도에 끝나요.
[ 새벽까지 매일 늦게 일하시면 아이는 누가 보나요? ]
아이는 할머니가 보는데 학원 끝나고 집에 가면 11시 넘어서 집에 와요. 그럼 할머니가 해 주는 저녁 먹고 자는 거죠.
[ 쉬는 날은 있으신가요? ]
월요일 날 쉬기로 했는데 그게 잘 안 지켜지더라고요. 일을 하다 보니까 대체 공휴일이 있다든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쉬고 싶어도 못 쉬는 거죠. 꼭 저희는 월요일에 쉬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다음 주로 넘어가고 다음 주로 넘어가요. 그래서 안 쉬고 한 적도 많죠. 한 달에 많이 쉬면 2번 정도 쉬는 것 같아요.
[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겠네요? ]
먹고 살려다 보니까 아이한테 투자할 시간이 없으니까 그게 제일 가슴이 아픈 것 같아요.
[ 월 매출은 얼마죠? ]
3천만 원이 조금 안 돼요. 순이익은 2,900만 원을 찍었다는 가정 하에 저희는 와이프랑 둘이 하기 때문에 인건비로는 나가는 돈이 없거든요. 장사를 시작하면서 나가는 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리고 제일 싼 곳 그다음에 지출되는 부분에서 제일 적게 나갈 수 있는 부분을 선택해서 했기 때문에 가져가는 돈은 600에서 700만 원 정도를 가져가요.
이게 배달 업종이잖아요. 새벽 1시 반이 넘어버리면 배달 대행을 저희가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어요, 안 하기 때문에. 그럼 직접 배달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순이익 값어치가 훨씬 커지죠. 그런데 새벽 1시 반 이후로 제가 배달을 하는 경우 그 경우의 수를 지금 말하는 순수이득에 포함을 안 시켰어요. 왜냐하면 항시 바뀌기 때문에요. 그걸 만약에 더해 버리면 천만 원이 넘죠.
[ 창업 비용은 얼마 들었어요? ]
창업 비용은 3천만 원 조금 안 되게 들었어요. 제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이 천만원 조금 넘게 있었거든요. 거기에 본사에서 집기라든지 이런 지원을 해 줘서 창업을 할 수 있게 됐죠. 실질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천만 원으로 창업을 한 거죠. [ 치킨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네,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돈을 다 잃고 없는 돈에서 소자본으로 창업을 했고요. 지금 문제없이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 버신 돈은 다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
다 저축하고 있고요. 아들 대학교 가고 하면 아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고 싶어서 버는 족족 저축하는 편이에요.
[ 만약에 아들이 바카라에 손을 댄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
내가 살았던 게 진짜 후회될 것 같아요. 아들을 탓할 게 아니라 만약에 그걸 했는데 내가 알게 되면 그냥 우리 아들한테는 솔직하게 별말 못할 것 같아요. 그냥 나를 탓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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